2012

120105

doriha 2016. 7. 6. 15:31

나를 용서하지 마렴.

내 부탁이고 소원이란다, 아이야. 내가 너에게 저지른 잘못이 무엇인지 나는 똑똑히 깨우치고 알고 있으니 하는 말이야. 나를 용서하지 마려무나. 알겠니? 아이야, 아이야. 내가 너를 어찌 사랑하지 않겠어. 안 그러니? 나는 너를 사랑해. 사랑한다, 사랑해. 너의 내리 감은 눈에 입 맞추고 채 자라지 못한 민둥머리를 쓸면서도 너를 사랑하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을 만큼.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심장에 귓가를 대고 하염없이 기다릴 만큼. 차갑게 식은 네 손을 잡고 내 볼에 가져갈 만큼…

아이야, 한 번만 더 엄마, 하고 말해보렴. 한 번만 더 숨 쉬어 보렴. 한 번만 더, 눈을 떠보아, 아이야…

네가 죽었다는 것이 거짓이게 해다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