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40411 자온1
doriha
2014. 9. 25. 15:22
1 아화난이 내 눈 하나와 그 외의 모든 것을 앗아가고 저 스스로를 왕이라 칭한지 꼭 보름이 흘렀다. 기실 막연하게 보름이라고 추측했을 뿐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는 확신키가 힘들었다. 지하 감옥에서는 유달리 시간이 더디 흘렀고 상처를 지닌 내게는 더욱 더 그러했다. 나는 간헐적으로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기를 반복했는데 그럴 때마다 아주 기묘한 일, 이라고 생각했다. 숨 쉬기조차 버거웠으나 상처가 의식을 찌를 때면 희미하게 흩어졌던 기억들이 반딧불이마냥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황망하고 어지럽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들이었다. 한 때 내 것이었으나 더 이상은 내 것일 수 없는, 것들이라는 게 그랬다.
자온.
죽은 유의 목소리가 들린다. 눈 감으면 들리는 목소리는 환청이고, 온전치 못한 기억의 파편이었다. 나는 그것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다는 것이 다행인지 불행인지 알 수 없었다. 이따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따금은 아무 것도 없었다면, 그리 애석해 했다. 그러나 사실이 어떠하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