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은 남자가 자신에게 붙여준 이름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부르기도 편하다며 노래 부르며 춤추듯 리듬을 붙여 자신의 이름을 되뇌이곤 했다. 린, 린, 린. 그렇게 부르다 보니 정말로 노래가 아닌가 의심될 정도였다. 남자는 그런 린의 모습이 생경했지만 굳이 말하지는 않았다. 이런 기분이 나쁘지 않다는 것또한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란 하늘을 보던 린이 문득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가 손을 흔들며 짧게 웃자, 린 또한 화사하게 웃었다. 문득 남자는 린의 웃는 모습이 참 예쁘다, 라고 생각했다. 그런 자신에게 지레 놀라 몸을 움찔거렸지만.
“에녹.”
어느새 린의 모습이 바로 앞에 와 있다. 속으로는 놀랐지만, 남자는 그저 고개를 주억거리는 것으로 말았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지만 들리지는 않을 거라고 믿었다. 그래야 했다.
“이름, 굉장히 예뻐요.”
이번으로 몇 번째더라. 남자는 새는 것을 그만두고 그저 웃으며 그래, 라고 대답하는 것으로 말았다. 린이 화사하게 웃었다.
남자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모른척 린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