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욱한 담배 연기가 허공에 흩어진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연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손을 휘저으며 다시 담배를 입에 물었다. 끊겠다고 다짐한 지가 한 달 전인데, 한 달을 버틴 나 자신이 용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화를 내야 할지 모르겠다. 눈을 깜박이고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세 담배향이 독해진 듯한 착각에 눈물이 새어나왔지만 온 몸에 깃든 긴장이 한순간에 풀릴 정도의 익숙함이 더욱 짙었다.
눈을 감고 벤치의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눈이 뻑뻑한 게 그제야 내가 피곤해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두터운 구름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햇빛에 인상을 찡그리고 감긴 눈 위로 팔을 올렸다. 피곤하다는 것을 깨닫자 파도 같은 피곤이 물밀듯이 밀려와 이대로 파묻혀 버리고 싶다. 그럴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괜찮아 질 때까지, 형편없는 내 상태가 조금이라도 호전될 때까지 깊고 긴 무의식을 떠돌아다닌다면.
오늘은 네가 죽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