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아원의 영웅이었습니다.
첫 문장을 생각해내니 그 다음 이야기를 그리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그건 폭력으로만 얻을 수 있는 자리였어요. 그러니까, 나는 오로지 폭력에 의해서만 추앙 받는 사람이었다는 말입니다. …내가 때리는 것이 아니라 맞는 것으로요. 예, 나는 이따금 원장이 누군가를 때리려 할 때마다 거짓말을 읊고, 부러 몸을 움직여 표적을 자처했습니다… 그것이 당연했기 때문입니다. (언의 말은 느렸고, 목소리는 탁하게 가라 앉아 있었으며, 바닥을 기어 다닐 것처럼 낮았다. <카뮈>가 그것을 알아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이들은 맞는 나를 두려움에 차 바라보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심하고, 또 한편으로는……
고아원, 아, 내 모든 것은 그곳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그곳은 객관적으로 아주 끔찍한 곳입니다. 물론 객관적으로요…… 나는 그곳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곳이 끔찍한지 어떤지는 잘 모릅니다. 다른 사람이 이렇다, 하면 그저 그렇군, 하고 넘기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것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러고 보니 그런 적도 있군요. 내 이야기를 했더니, 누군가가 나를 측은하게 봤던 적이…… 글쎄, 나는 아직도 그 시선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어째서 내가 측은한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모르겠죠. 그들이 나를 이해하지 못 하는 것처럼, 나는 평생 그들을 이해하지 못 할 겁니다.
…이런 얘기도 했던 것 같다.
뱀을 키웠던 적이 있습니다. 검은색에, 독성은 없었는데… 블랙 킹 스네이크였나…… 그랬을 겁니다. (언의 말은 점점 더 느려졌다.) 친구가 준 거였어요. …언젠가는 허물을 벗길래, 아무 것도 안 하고 물끄러미 바라보았는데, 정신을 차리니 꼬박 이틀이 흘러있더군요. …우습지 않습니까. 뱀 때문에 정신 못 차리고 있다는 게… 집 자체가, 어둡기도 하고, 항상 커튼을 치고 있긴 하지만…… 허물을 집어서 버리고 꼬박 사흘을 잤습니다. 일어나고 나니 뱀은 사라졌고, 아주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는데…… 그런 적이 있었어요. 잊으려 한 적이 없는데 어느새 잊었다는 걸, 새삼스레 깨달았던 때가.
그 후는 무얼 해도 온통 암흑뿐이었다. 더 말을 했던 것 같은데, 분명 아주 중요하고, 동시에 아주 쓸모없는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허 언은 그러나 더 고민해보기도 전에 기어가듯 화장실로 가 변기 뚜껑을 열어야 했다. 언제나 익숙해지기 힘든 토악질 냄새를 맡고, 레버를 내리며 생각한 것은 아주 깊숙이에 있는 것, 그조차도 종종 잊어버리지만 어쨌든 아주 오래전부터 간직해온 것은 판도라의 상자 속 남은 희망처럼, 얌전히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이었다.
허 언은 다시 한 번 변기에 얼굴을 쳐박았다.